김은희 부장 | 코로나19와 사회사업 실천

 

코로나19와 사회사업 실천

 

* 이 글은 2020년 연간사업보고서 맺음말에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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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간사업보고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정겨운 사람살이> 실천 사례집, 사전 구매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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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달라진 일상


2020년 한 해는 코로나(COVID-19)라는 신종감염병의 확산으로 마스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때 외부에서만 썼던 마스크는 이제 어느 곳에서나 착용하는 것이 사회 규범이 되었습니다. 이는 나뿐 아니라 마주하는 상대방을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으나 이내 이런 상황에 모두 적응했습니다. 어린아이도 마스크 쓰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입니다. 


하지만, 줄어든 이웃 관계는 사회사업가로 당연하게 여길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동네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고 동네 어르신이 아이들을 응원하고 도와주신 이전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대신 올해는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과 어르신이 만났습니다. 아이들이 동네 어르신께 전하는 영상 편지를 썼고, 어르신은 아이들에게 답장했습니다. 매주 서로 얼굴 보며 어깨 쓰다듬어주시고 간식 챙겨주시는 일상에서 이제는 편안하게 만날 수 없는 현실로 분명 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돕는 사회사업가이기에 이웃 관계 돕는 일을 궁리해야 했습니다.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공부하기

 

코로나가 시작된 연 초에는 이런 상황이 금세 끝날 것이라는 생각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법정 교육을 먼저 듣고, 평소 배우고 싶었던 영상 제작도 동료에게 배웠습니다. 나름대로 사업 준비에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담감과 불안감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코로나 상황에서도 복지관 사업을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동료들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결국, 코로나 상황이라 하더라도 복지관의 존재 이유와 본질은 달라질 게 없습니다. 지역에서 소박한 모임으로 이룬다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2018년부터 동 중심 개편을 이루었습니다. 지역에서 통합적으로 실천하고자 했던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의 실천 방향이 어긋나지 않았음을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 생각과 확신으로 실천에 옮겼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실천 가능했던 동 중심 사업

 

사회복지관 ‘비상운영(휴관조치)’ 때에는 기관 내부에서 진행했던 사업들은 필수 돌봄 사업 이외에는 운영이 어렵습니다. 50명, 100명 참여하는 대규모 사업은 엄두를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더욱 방역지침을 지키며 소박하게, 개별 또는 소규모 인원으로 실천하려 애썼습니다. 


날 좋을 때 복지관이 아니라 야외활동은 부담이 적습니다. 사례당사자 가족의 나들이를 돕기도 하고, 야외에서 자전거 활동과 배드민턴 활동을 이루었습니다. 추석 잔치도 한 두 분이 준비하여 이웃을 찾아뵙고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이뤘습니다. 방법이 조금 달라졌지만, 그 안에 이웃 관계는 생동했습니다. 


생활복지운동 실천이 늘었습니다. 다양한 이웃과 지역 곳곳에서 이루었습니다. ‘가정의 달, 우리 동네 이웃에게 전하는 감사 한마디’, ‘경비원 아저씨께 마음 전하기’, ‘동네 어른께 무더위에 잘 지내시도록 마음 전하기’ 등을 주제로 생활복지운동을 했습니다. 


대면하지 않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여 이웃의 마음을 모아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그 마음이 전해지니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복지관 사업이 마중물이 되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지낸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습니다. 2021년도 지역에서 당사자의 곳에서, 당사자의 삶이게, 소박하게 실천해야겠습니다. 

 

 

 


동 중심 실천 3년의 정리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 속에서도 동 중심으로 복지관 사업 실천한다면 달라질 것은 그다지 없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동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서 통합적 실천을 하며, 보고 느꼈던 여러 유익을 정리했습니다. 

 


첫째, 실천의 장이 건물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복지관 건물보다는 아파트 공터 또는 복도, 빌라주차장, 각 가정 등 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이 활동하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동네가 북적이며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살아갑니다. 사회사업가도 지역사회 곳곳에서 업무를 보고 주민을 만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지역으로 나가니 아는 주민이 많아지고 부탁드릴 이웃이 많아져 해 볼 거리가 많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사회복지기관들이 비상운영(휴관조치)으로 공간을 개방할 수 없을 때도 지역 중심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궁리하다 보니 해볼 만 한 일이 많았습니다. 지역으로 나가 개별 만남이나 소규모로 지역주민을 만나기도 하고, 영상을 활용해서 비접촉 양방향 소통을 하기도 했으며, 비대면 생활복지운동으로 지역사회를 통째로 만나기도 했습니다.  

 


둘째, 지역사회의 자원이 복지관을 통하기보다 지역 안에서 순환됩니다. 이전에는 복지관이 주(主)가 되어 이루다 보니, 복지관에서 준비하고 예산과 자원을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러니 주민들도 복지관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예산도 사용하는 방식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인식은 복지관과 주민에게 깊이 자리 잡아 쉽게 바꾸기 어려웠습니다. 


동 중심으로 실천하며 주민이 주(主)가 되었습니다. 마을에서 주민의 공간, 재능, 금품이 자연스레 활용되고 순환됩니다. 복지관이 준비하는 기존 방식에 익숙하셨던 주민도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워했으나 차츰 당신의 일로 참여하고 이루셨습니다. 이제는 내 것으로 이루는 일을 더 당연하게 여기고 소박하게 마을 안에서 자연스러운 사람살이로 이루어집니다. 

 


셋째, 기능별 실천에서 통합적 실천으로 변화되니 당사자의 삶이 살아나고 인생이 돋보입니다. 필요에 따라 사례담당자와 서비스제공담당자를 각기 마주하며 당사자는 본인의 어려움과 욕구를 따로따로 설명해야 했습니다. 민망하고 불편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통합적 실천을 하니 서비스나 사례관리 중심이 아니라 당사자 곧, 사람이 보입니다. 당사자의 삶을 중심에 두고 당사자와 함께 계획합니다. 때로는 서비스로 때로는 주민 모임으로 함께 합니다. 당사자 삶에서 이웃과 관계가 드러나니 일상이 풍성하고 해볼 만합니다. 사회사업가도 당사자가 해볼 만한 일을 거드니 일이 더 수월하고 재미있습니다.  이에 더해 통합적 실천으로 사례관리, 서비스제공, 주민조직을 경험하고 이루니 사회사업가도 성장했습니다. 

 


넷째, 지역에 나가 실천하니 주민 간의 관계가 연결되고 확장됩니다. 지역에서 통반장님, 부녀회, 분식집, 슈퍼, 카페, 교회 등 아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부탁드릴 일도 생각나고, 함께 하면 좋을 분들이 떠올라 서로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활동으로 어떻게 관계를 이을지 할 일이 보이고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회사업가의 관계가 풍성해졌는데, 이웃과 이웃이 만나니 주민 간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풍성해졌습니다. 몰랐던 이웃도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좋은 이웃이 생기니 이 동네에서 살만하다 싶고 함께 사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섯째,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으로 당사자를 의미 있게 돕고 지역 활동을 함께 이루었습니다. 기능별 팀으로 유관기관을 만났을 때는 그 일로서 만나고 협력하다 보니 분절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동별로 유관기관을 만나다 보니 돕고자 하는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같아 목표도 소통도 뚜렷하고 원활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당사자 가정에서 당사자와 주민센터, 복지관,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직원이 모두 모여 어떻게 역할을 나눠 도울지 함께 의논하기도 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함께 관점을 맞추어 서로 잘할 수 있는 역할로 협력하니 사례관리와 사업도 풍성하게 이루었습니다. 

 


여섯째, 지역사회에 복지관의 존재를 알릴 수 있습니다. 25년이 넘도록 열심히 일했는데 막상 지역을 나가보면 생각보다 복지관을 모르시는 주민이 많았습니다. 동 중심 실천으로 지역에서 주민을 직접 만나 어떤 일을 할지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주민이 직접 하실만한 일을 부탁하며 당신의 삶과 일로써 하실 수 있도록 거들었습니다. 자기 일로 여기시고 함께 하시니 사업의 이해와 애정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복지관이 추구하는 방향을 알고 공감해주셨습니다. 복지관이 지역사회에 알려졌습니다. 사회사업을 뜻있게 이루니 홍보도 자연스럽게 됩니다. 이만한 홍보도 없습니다. 

 


이런 6가지 유익을 경험하며 2018년부터 3년 동안 동 중심 실천을 이루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가야 할 방향을 궁리하고 찾아 제 갈 길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3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첫발을 뗀 기분입니다. 동료의 실천에서 사회사업 재미와 감동을 알았습니다. 정겨운 사람살이를 위하여 지역에 나가 해보고 싶은 일이 가득합니다. 이 발걸음이 모여 새로운 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하는 방화동과 공항동 지역이 이웃과 인정이 있어 누구나 정붙이고 살만한 곳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김은희 부장

 

 

 

(2020 연간사업보고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정겨운 사람살이> 실천 사례집, 사전 구매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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