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마실] 심원섭 어르신과 함께 이웃과 반찬 나눠요.

(글쓴이 : 박혜원 사회복지사)

 

드디어 심원섭 어르신과 

만나기로 한 날이 되었습니다.


반찬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기 위해 

심 씨 어르신 댁으로 갔습니다.


반찬 종류에 대해 다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르신 어떤 반찬 만들면 좋을지 생각해보셨어요~?”

 

“음... 닭볶음탕? 그런데 여러 가지 만들어도 좋겠는데... 

다른 건 딱히 생각이 안 나네요.”


“두부 반찬은 어떨까요? 

치아가 없거나 약한 분들도 드시기 좋을 것 같아서요.”


“좋네요. 두부. 나머지는 장 보러 가서 골라봐요. 우리.”

대략적으로 반찬 종류를 정하고 

어르신과 함께 장 보기 위해 인근 슈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어르신과 인사 나누는 이웃들이 많았습니다.

“어르신. 아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네요.”


“그럼. 내가 공항동에 산 지가 오래됐으니까. 

웬만하면 다 알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금세 슈퍼에 도착했습니다.


장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어르신과 재료를 골랐습니다.

재료 고르시는 심원섭 어르신


“어르신. 오늘 반찬 만들 때 필요한 재료가 어떤 게 있을까요?”


“양념 만드는 건 집에 거의 다 있으니까 

큰 재료들만 사면 될 것 같아요. 

닭, 두부, 양파, 대파가 필요하겠네요. 

아 그리고 애호박전도 만들면 좋겠어요.”


“오! 애호박! 애호박도 부드러워서 씹기 좋겠어요. 

그런데 세 가지나 만들면 힘들지 않으시겠어요?”


“뭐 금방 하죠. 별로 어렵지 않아요. 

이왕 하는 김에 여러 가지 반찬 만들어서 나누면 좋죠.”

혹시 힘들진 않으실까 걱정되는 마음에 여쭤보았지만 

심 씨 어르신께서는 이웃분들이 반찬을 다양하게 드실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어르신의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음식을 만들어야 하니 손을 씻고, 마스크도 단단히 썼습니다. 

본격적으로 반찬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반찬 만들고 계시는 심원섭 어르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닭볶음탕부터 시작해서 

애호박전, 두부조림을 순서대로 만들었습니다. 

 

심원섭 어르신은 조리법을 따로 보지 않고 요리하셨습니다.

반찬을 만들며 언제 전달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르신. 오늘 제가 어르신께서 반찬 만드는 과정을 

사진 찍고 메모해서 조리법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조리법 보고 반찬 받으시는 이웃분들이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서요. 

조리법을 만들어서 내일 반찬 드릴 때 같이 드릴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일? 내일 줘도 괜찮긴 한데 맛있게 먹으려면 오늘 줘야 해요.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먹으면 맛이 없어요.”


“아 그렇겠네요. 그럼 오늘 드리려면 반찬 만들고 

제가 복지관에 돌아가서 금!방! 조리법을 만들어서 가져올게요.”


“알겠어요. 그렇게 해요. 뭐 이건 금방 만드니까 시간은 괜찮을 거예요.”

생각이 짧았습니다. 만든 음식은 바로 먹어야 맛있는데, 

조리법을 전달하는 과정과 순서에만 집중했습니다. 

 

어르신 말씀대로 오늘 이웃집에 방문하여 반찬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닭볶음탕
애호박전
두부조림


어르신께서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세 가지 반찬을 모두 만들어주셨습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반찬이 완성됐습니다! 

 

어르신께서 반찬을 빨리 만들어주셔서 

복지관에 돌아가 조리법을 만들어오기로 했습니다. 

찍은 사진과 메모를 참고하여 

조리법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기 전까지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녁 시간 전까지 

완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급하게 만들다가 빠트리는 내용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충 만든 조리법보다는 꼼꼼하게 만든 조리법이 

어르신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늘은 반찬만 드리고, 

내일 조리법을 다시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어르신 댁으로 다시 돌아가 반찬을 통에 담기 전에 

어르신께서 이웃분들에게 반찬을 전달할 때 

마음이 담긴 메모도 함께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르신. 제가 메모지랑 펜을 챙겨왔어요. 

이웃분들에게 반찬을 드릴 때 마음이 담긴 

글귀도 함께 전하면 어떨까 해서요.”


“음... 그건 좀 그렇고, 어차피 얼굴 보고 주니까 

말로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아 그럴까요 어르신? 마음만 잘 전하면 되니까요.”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생각한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웃을 생각하는 어르신의 마음만 전달할 수 있으면 

어떤 방식이든지 상관없습니다. 

 

얼굴 보고 말로 직접 마음을 전달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어디 있을까요?

전달방법을 정했으니 이제 정성스럽게 만든 반찬을 

반찬 통에 옮겨 담기로 했습니다. 

 

반찬을 통에 담다 보니 

반찬 통이 커서 양이 적어 보였습니다. 

 

어르신께서는 통을 한참 보시다가 말씀하셨습니다.

“반찬 통이 조금 비어 보이네요. 

그러면 잠깐만요. 

내가 먹으려고 무쳐놓은 나물이 있어요. 

그것도 같이 담을까요?”


“오 정말요? 너무 좋죠! 

반찬 종류가 더 다양해지겠어요. 

무슨 나물이에요?”


“깻잎순 무침이에요. 맛있어요.”

깻잎순 나물 무침


반찬으로 드시기 위해 만들어 놓았던 

깻잎순 나물까지 내어주시는 어르신의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반찬 통에 담긴 반찬


깻잎순 나물까지 반찬 통에 담으니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이제 이웃집에 들러 전달할 일만 남았습니다. 

 

반찬을 들고 심원섭 어르신과 함께 

이웃 어르신 댁으로 이동했습니다. 

 

가장 먼저 심원섭 어르신께서 

평소 알고 지내시던 어르신 댁에 들렀습니다. 

 

이웃에게 반찬 전달하는 심원섭 어르신

“저 반찬 만들어 왔어요. 할머니 생각나서 같이 나누어 먹으려고요.

맛있게 드세요. 닭볶음탕이랑 밑반찬 몇 가지 해왔어요. ”


“아이고. 힘든데 뭐 이런 거까지 해왔어. 고마워 잘 먹을게.”

반찬과 함께 마음을 전달하고, 

심원섭 어르신 댁에서 30초 거리에 살고 계시는 

장 씨 어르신 댁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장 씨 어르신 댁 가는 길

“어르신. 지금 가는 집은 장 씨 어르신이라고 남자 어르신이에요.

혼자 살고 계셔서 평소에 반찬을 잘 안 만들어 드세요.

그래서 이렇게 반찬도 나누고,

내일 가져다 드릴 조리법으로 반찬 만들어 드셨으면 해서요.”


“그럴 수 있으면 좋지요.”


“집도 워낙 가까우시니 

오가다 만났을 때 인사도 나누시면 좋겠어요.”


“그래요. 이웃들이랑 알고 지내는 건 좋으니까요.”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워낙 집이 가까워 금세 도착했습니다.


장 씨 어르신께는 미리 연락을 드렸던 상황이라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장 씨 어르신에게 반찬 전달하는 심원섭 어르신

심원섭 어르신과 장 씨 어르신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어디에 사는지도 공유했습니다.

 

반찬을 나누며 맛있게 먹으라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만나다 보니 어색하기는 했지만

자주 마주치다 보면 가깝게 지내는

이웃 관계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어르신 댁을 나왔습니다. 

이웃들에게 반찬을 다 나누고, 

어르신께 여쭤봤습니다. 

 

이왕 조리법을 내일 드리기로 했으니 

어르신과 조리법을 함께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르신. 제가 내일 조리법을 만들어오면 

내용도 한 번 봐주시고, 

오늘 갔던 어르신 댁에 같이 가서 드리는 건 어떠세요~? 

제가 메모한 내용을 가지고 조리법을 만들더라도 

혹시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어르신이랑 같이 만들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아이고. 아냐 그건 괜찮아. 혼자 해요. 

알아서 잘 할 거예요. 시간이 좀 어렵기도 하고요.”

어르신과 조리법을 함께 만들고 전달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아 한 번 더 제안하고 싶었으나 

어르신께서 부담스러워하시는 듯하여 

더 이상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닭볶음탕, 애호박전, 두부조림 조리법
만든 조리법을 드리러 가는 길

그렇게 저 혼자 다음 날까지 조리법을

완성해 어르신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심원섭 어르신에게도 만든 조리법을 보여드렸습니다.

 

장 씨 어르신께서는 심원섭 어르신에게

감사 인사 전달도 부탁하셨기에

대신 말씀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장 씨 어르신에게 이번에는 어르신께서 

반찬을 이웃에게 나눌 수 있을지 여쭤보았으나 

어르신께서는 부담스럽다며 거절하셨습니다. 

 

이웃에게 반찬 나누는 활동이 

릴레이처럼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또 다시 이웃에게 반찬을 나눌만한 

어르신을 찾아 반찬 나눔 활동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댓글(2)

  • 손혜진
    2020.10.30 18:04

    박혜원 선생님~
    이렇게 실천 기록을 남기고 떠나는 건가요.
    사회사업가 박혜원, 잊지 않을게요.
    안녕,

  • 김상진
    2020.11.02 08:55

    방화11에서의 마지막 글이군요. 그동안 고생했어요!
    현장에 대한 에정이 잘 녹아서 지역 주민들이 보다 더 행복해질실 수 있도록 할께요.
    멀리서도 응원해 주세요